<훈민정음 오행성명학> 주요 이치
언어는 인간의 가장 오랜 형이상학이며 우주론이다.
훈민정음 창제자들은 언어에 담긴 형이상학과 우주론을 지고(至高)의 경지로 함축하고 체계화하였다.
‘훈민정음(訓民正音)’은 두 가지 개념을 가진다.
하나는 언어로서 조선 시대, 1443년(세종 25) 세종대왕이 정인지⋅성삼문⋅신숙주⋅박팽년 등 집현전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창제하여 1446년(세종 28) 반포한, 모두 28자(자음 17자, 모음 11자)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문자로 한글의 옛 이름인 훈민정음이다.
다른 하나는 책이름으로서 1446년(세종 28) 훈민정음을 반포할 때 간행한 목판본 해설서인 『훈민정음』이다. 『훈민정음』은 모두 33장(張) 1책이며, ‘예의(例義)’와 ‘해례(解例)’로 구성되어 있다. 예의는 세종대왕이 직접 지었는데 훈민정음을 만든 이유와 훈민정음의 사용법을 간략하게 설명한 글이다. 해례는 훈민정음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글이다.
『훈민정음해례』 제자해 첫머리에서 “천지 만물의 이치[道]는 오로지 음양과 오행일 뿐이다. (…) 사람의 소리[聲音]도 모두 음양의 이치[理]를 갖고 있는 것이다. 생각하건대 미처 사람이 살피지 못할 따름이다.”라고 하였다.
‘훈민정음’은 천지자연의 소리 이치를 담은 문자이고,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는 그 이치를 보여주는 핵심 장치이다.
『훈민정음』은 자음(子音)의 제자(制字)와 관련하여 발음기관인 어금니⋅혀⋅입술⋅이⋅목구멍의 각 생태적 특징을 오행에 연관시키고, 그 소리의 특징도 각 오행의 형상에 비유하였다.
『훈민정음』은 모음[중성]의 기본자인 ‘•’는 하늘의 성정을 닮아 천(天)으로서 양이며, ‘ㅡ’는 땅의 덕성을 닮아 지(地)로서 음이며, ‘ㅣ’는 하늘과 땅이 화합한 사람으로서 인(人)으로서 음양을 겸비하며 이로서 삼재(三才)의 이치를 모두 갖추었다.
『훈민정음』에서는 중성(모음)을 중심으로 초종성(자음)이 합하여 완전한 하나의 글자[음절]를 이루는 것에 대하여도 천지인 삼재로 인식하였다.
초성은 발동하는 뜻이 있으니 하늘[天]의 일이고, 종성은 그치고 정해지는 뜻이 있으니 땅[地]의 일이고, 중성(모음)은 초성의 생겨남을 이어받아 종성의 이룸을 연결해주니 사람[人]의 일이라고 하였다.
동(動)과 정(靜)을 겸하고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중성 모음이 중심이 되어서 초성·종성의 자음과 화합하여 하나의 음절을 완성한다는 천지인삼재의 합자(合字) 의미와
음절을 구성하는 자음과 모음의 길이, 음향적 에너지 등을 고려해볼 때
당연히 모음이 자음보다 중시되므로 소리오행에서는 ‘모자음(母子音)’으로 지칭하는 것이 이치에 부합된다.
그러므로 '모자음오행성명학'으로 지칭한 것이다.
다만 음소(音素)를 각각 설명할 때는 ‘자모음(子母音)’으로 지칭한다.
『훈민정음해례』 제자해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글 자모음의 오행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