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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운명 담론의 현실적 표출과 운명 함수
2012.05.31 14:19
작성자 : 김만태교수    메일 : ware4u@hanmail.net 조회 : 7,178  



2. 운명 담론의 현실적 표출과 운명 함수


김만태  문학박사/서라벌대학교 풍수명리과 전임교수·학과장


운명에 관한 위 두 갈래의 담론은 학자들의 견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일반 사람들이 운명에 관해 현실적으로 인식하는 경우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에서 1994년 전국(제주도 제외)의 만20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람의 운명이나 팔자는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의 개별 면접조사에서 운명은 ‘타고나는 것 36.1%, 만들어지는 것 55.4%, 반반 1.1%’의 결과가 나왔다. ‘여성
·고연령·저학력·농림어업·읍면거주·저소득·불교’ 집단일수록 운명론적 인식이 강하였다. 특히 ‘50대 이상·국졸 이하·농림어업·읍면거주·불교신자’ 집단에서는 운명론적 인식이 오히려 절반을 넘었다.

전체적으로는 과반수가 되는 사람들이 삶의 목적이자 화두인 행복을 인위적으로 성취할 수 있다고 여긴다. 현대 한국인은 운명결정론보다는 자유의지론에 더 신뢰를 두고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자신의 의지나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자신의 뜻대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인식이 사회적
·규범적으로 바람직하며 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자유의지론적 시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운명을 예측한다는 사주명리가 비합리적·비과학적 행위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반수의 대상자가 개인의 노력이나 능력으로 자신의 운명이나 팔자를 만들 수 있다고 응답한 위 설문조사 결과와 상반되는 조사도 있다. 한국갤럽에서 1994년 전국(제주도 제외)의 대학생 1,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사회에서는 누구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귀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의 개별 면접조사에서 ‘매우 공감한다 6.5%, 어느 정도 공감하는 편 40.0%, 그다지 공감하지 않는 편 41.8%,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11.7%’로 결과가 나와서, 자신이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데 대해 부정적 견해가 53.5%를 차지하였다.

앞의 조사에서 대상자의 55.4%가 ‘운명은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응답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조사결과이다. 더구나 이번 조사대상자인 대학생과 비슷한 집단으로 앞의 조사에서는 20대 집단이 있는데, 이 20대 집단이 운명은 ‘타고나는 것 22.4%, 만들어지는 것 70.4%’로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현격히 상반되는 결과이다. 이 두 조사결과를 종합 분석해볼 때, 한국인은 인식적으로는 자유의지론에 쏠리는 반면, 정작 실천적으로는 운명결정론에 치우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거죠. 자기의 의지가 중요한 거죠. 그래서 저는 운명을 그다지 믿는 편은 아니에요. 운명은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개척해나갈 수 있다는 주읩니다. 그렇지만 사주는 한국 사람이라면 한두 번쯤은 다 안 봤겠습니까? 저도 봤는데, 보니까 이사 가는 것까지도 맞추더라고요. 그런 말하기에 정말로 태어나면서 그런 게 있나하는 의문점이 들더라고요.

한국인의 행복 추구와 운명 인식에서 이처럼 이중적 행태가 나타나는 배경에는 한국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양산해 온 기회주의
·한탕주의·부정부패·연고주의(緣故主義) 등 사회 건강성을 해치는 요인들이 오랫동안 작용한 탓이 크다. 이에 따라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그에 상응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비례공식이 무너졌으며, 원칙의 고수와 정당한 절차로는 한국사회에서 좀처럼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었고 사람들의 뇌리 속에 각인되었다. 이른바 한국사회의 원칙과 일관성 부재가 한국인의 운명관·행복관에서 상반성(相反性)과 이중성이 나타나는 직접적 원인이다.

두 갈래의 운명 담론을 논리적으로 분석해보면, 인생은 운명결정론이나 자유의지론, 어느 한쪽에만 전적으로 매이는 것이 결코 아님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아프다고 했을 때 결국 병이 낫거나 낫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의사나 약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추론하자. 이는 운명결정론
·숙명론으로서 어떤 경우에도 치료를 위해 의사나 약을 찾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병이 낫거나 낫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 사람의 쾌차 여부가 의사나 약을 구해 찾느냐 찾지 않느냐 하는 사람의 행위나 의지 여하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하지만 의사나 약을 구한다고해서 언제나 반드시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의사나 약을 찾는다고 해서 언제나 반드시 그 병이 낫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그 쾌차 정도에도 타고난 기본적 차이[유전자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 운명론적 신앙과 운명개척 의지에 관한 담론들은 대부분 극단적으로 치우쳐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거나 상대의 의견을 비판하였다. 앞의 예로 말하자면 병에 걸리고 쾌차하는 것이 전적으로 운명에 달렸다거나 순전히 자신의 의지로 가능하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타당성이 없다. 사람의 신체 건강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유전자 요인에 의해 상당하게 결정되듯이, 무병장수
·부귀·육친(六親) 등을 포함하는 사람의 장래 운명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또 다른 선천적 요인─잠정적으로 ‘운명아(運命我)’라고 지칭한다─에 의해 상당히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결코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인생의 향방이나 길흉은 개인의 노력이나 의지, 타고난 사주 등 소수의 한정 요인에만 영향을 받아 결정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인간사는 매우 복합적이고 다단하므로 운명결정이냐 자유의지냐의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그 해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단순한 것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삶이 진정으로 의미 있을 때는 그것이 미지수(未知數)였을 때이다. 완결되지 않아서 미래로 열려 있을 때 인생은 무엇으로든 변화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절실히 다가온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인생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수없이 많다. 단지 사람이 태어난 때의 음양오행의 기운이 그 사람의 운명에 주요하게 작용한다는 경험적 사실을 학술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해, 그 기운을 천간 지지로 부호화한 사주를 통해 체계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사주명리이다. 따라서 인생의 향방과 길흉 등 인생 진로를 굳이 함수로 표현해보자면 아래 도표와 같이 나타낼 수 있다.


L=f(T)CV(wpmf1f2c1noc2x)


L: 인생 진로(Life), T: 생년월일시(Time), f: 주요함수(function), CV: 상수취급 변수(constant-variable), w: 개인의지
·노력(will), p: 부모 환경(parent), m: 배우자(mate), f1: 음양택 풍수(feng shui), f2: 외모·관상(features), c1: 택일(choosing an auspicious day), n: 이름(name), o: 직업(occupation), c2: 우연 요소(chance factor), x: 기타(동료·상하의 인간관계 등)

사주명리의 운명함수


사주명리의 관점에서 삶의 타고난 모습인 운명을 함수로 나타낸다면 생년월일시, 이른바 사주팔자(T)를 가장 주요변수로 취급한다. 그 외 개인의 의지와 노력(w), 부모의 환경(p), 배우자와의 궁합(m), 그 사람의 양택과 조상의 음택인 풍수환경(f1), 외모인 관상(f2), 좋은 날을 가려서 행사하는 택일(c1), 이름이라는 성명학적 요소(n), 그 사람이 종사하는 직업(o), 우연히 마주치는 요소(c2), 학교
·직장·군대 등에서 동료·상하의 인간관계 등 기타 요인(x) 등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임에는 틀림없지만 사주명리의 운명함수에서는 일정한 값을 갖는 상수로 가정한다. 이처럼 많은 변수를 값이 변하지 않는 상수로 불가피하게 취급하다 보니 사주명리의 운명함수에서는 사주와 인생 진로 간에 명확한 인과 관계를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즉 사주는 믿을 게 못되고 미신이라고 인식되는 경우도 많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운명함수 요인들이 미래 운명에 대해 절대적 필연성(必然性, inevitability)이 아니라 확률적 개연성(蓋然性, probability)만을 담보한다는 점이다. 가령 어떤 사람이 타고난 사주가 대운과 더불어 중화를 이루면 그 인생 진로는 좋을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언제나 반드시 높지는 않다. 물론 이런 설명은 엄밀한 이론적 토대로서 사용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현실의 여러 실천적 목적에는 사용될 수 있다. 운명함수에서는 절대불변의 상수로 취급되지만 실제 인생진로에서는 우연의 변수로 작용하면서 인생진로상의 길흉이라는 특정의 결과를 필연적으로 산출하는 원인이 되는 요소들도 개인의지
·노력·부모·배우자·풍수·외모·관상·택일·이름·직업·인간관계 등으로 무척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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