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이름과 음양오행의 중화
김만태 문학박사/서라벌대학교 풍수명리과 전임교수·학과장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름짓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선 선천적인 사주(四柱)에 근거를 두고 사주의 부족한 음양오행(陰陽五行)을 보충하며, 사주의 옹체(壅滯)를 유통시키고 사주의 단절을 연결시키는 이름이라야 한다.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천간(天干)·지지(地支)의 육십갑자(六十甲子)로 나타낸 사주는 저울[秤]과 같다. 그러므로 사주는 저울이 균형을 이루는 모습인 평형(平衡)의 상태를 지향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사주 안에서 음양오행과 한난조습(寒暖燥濕)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는 상태인 중화(中和)로 표현된다. 그렇게 될 경우 그 사주는 마침내 부귀창성하고 무병장수하게 된다고 본다. 이것이 사주명리(四柱命理)의 기본 정리(正理)이다.[김만태, 「한국 사주명리의 활용양상과 인식체계」, 안동대 박사논문, 2010, p.126.]
중국 명대(明代)의 만민영(萬民英)이 찬술한『삼명통회(三命通會)』는 사주명리에 관한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고법사주(古法四柱)로부터 자평사주(子平四柱)에 이르기까지 사주명리에 관한 가장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여기서도 사주를 저울에 비유하면서 사주팔자의 중화 실현 여부가 곧 길흉화복의 요체라고 말한다.
사람의 팔자는 선천의 기(氣)인데 저울에 비유하면, 연(年)은 저울대[鉤], 시(時)는 저울추[權], 월(月)은 중심점[提綱], 일(日)은 눈금[銖兩]이 된다. 팔자는 일(日)이 주(主)가 되는데, 만약 재관인식(財官印食)이 왕상(旺相)하고 일간(日干) 또한 왕상한 지지 위에 있으면 저울 위에 올려져 있는 물건이 저울추와 상응하는 것과 같아서 그 명은 부귀하게 되며, 만약 재관인식은 왕상한데 일간이 휴수(休囚)하다면 저울 위에 있는 물건이 무거워서 저울추와 상응하지 않는 것과 같아서 그 저울은 수평이 되지 않으므로 그 명은 빈천하게 된다. 만약 재관인식이 휴수한데 일간이 왕상하면 저울 위에 있는 물건이 가벼워서 저울추와 상응하지 않는 것과 같아서 그 저울은 수평이 되지 않으므로 그 명은 순조롭지 못하고 막힘이 많게 된다.[萬民英,『三命通會』, (臺北: 武陵出版有限公司, 1996), p.482, “人生八字, 爲先天之氣, 譬則秤也, 其年爲鉤, 時爲權, 月爲提綱, 日爲銖兩. 八字以日爲主, 中有財官印食旺相, 日干亦坐旺相之地, 如鉤綰物, 與權相應, 其命則富而貴. 如財官印食旺相, 日干乃値於休囚, 如以鉤綰重物, 與權自不相應, 其秤則不平, 其命賤而貧. 如財官印食休凶, 日干値於旺相, 亦若鉤綰輕物, 與權自不相應, 其秤自不平, 其命亦蹇滯.”]

사주와 대저울, 그리고 중화와 평형
선천적인 사주를 후천적으로 보완하여 중화에 이르게 하는 변수로는 당사자의 직업, 배우자와의 궁합, 풍수지리적 환경 등과 더불어 사주와 조화되는 이름이라는 성명학적 요소도 포함된다. 표면상으로 아무리 길수인 성명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의 선천적 사주에 배치되거나 상극이 되거나 조화가 안 되면 그 사람의 일생에 해는 안 끼칠지 몰라도 절대로 길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수리와 음양오행의 원리에 근거하여 길한 이름을 짓고자 한다면 본명인의 선천적인 음양오행의 기(氣)를 함축하고 있는 사주팔자와의 상통(相通)과 조화(調和)를 결코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자 본 학자의 지론이다.성명학